대학로에 가면
살바 옆 지하에
"천지"라는 술집이 있다.
살바에 자주 가던 대학생때
시끄럽고 파티같던 살바의 분위기가 질려
찾았던 술집이다.
아주머니 두분이 운영하시던 천지는
파전과 치즈계란말이, 제육볶음이 맛있었다.
여름즈음이면 서비스 안주로 주는
방울토마토 한바구니와 동치미 국물은
메인 안주가 나오기 전
소주 한두병을 휘딱 해치우게 만든다.
손님이 많을 때는 김건모나 조관우 등의
살짝 지난 가수들의 히트곡을 틀어주시곤 했는데
손님이 한산한 3,4시 경에 찾아가면
어김없이 김광석의 노래가 천지에 걸려있다.
아이코닉을 처음 시작하며 준비하던 무렵이
2003년도였으니까 스물아홉살 겨울이었나보다.
남현과 하루가 멀다하고 천지에 들러
김광석 노래를 들으며..(특히 서른즈음에를 들으며 ^^; )
새로 시작하는 앞으로의 알 수 없었던 미래에 대해서
푸념 반, 기대 반을 읊어대던 때가 있었다.
어찌되었거나,
나는 김광석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콧끝이 찡하다.
배로부터 강하게 우러나오는 그의 목소리는
굳은 신념과 거칠지 않은 강함과 떨리는 감성과
깊은 고민으로부터 뱉어진 치열한 가사가 있었다.
게다가
그는 우리의 곁을 떠나 없지 않은가..
몰랐는데..
그가 노래할 때 짓는 표정이
어찌나 그렇게 우울해 보이는지...
귓가에
김광석의 음성이 들리니
내 옆 하모니카와 기타를 메고 앉아
나에게 이야기 해 주는 것 같다.
서른 즈음에는 원래 그런거라고.
꼭 유리 같아,자존심은 있어서
외부로부터 자극이 오면 튕겨내거나
자기 자신이 깨어지는 거라고.
하지만 일어나라고 다시 한번 해 보라고!
아쉬워 말라고..또 모른다고
천지에 들러 치즈계란말이와 제육볶음과 함께
소주나 일잔 해야겠다.
'광석이형, 보고싶다! 그리고 고맙다!'
Posted by yooly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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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름즈음에가 서른두살 즈음에 왔는데. 좀 느린가봐.
이 아래 포스트를 보니 차사고 났던것 같은데 몸은 괜찮은겨?
연말이니 알딸딸하게 함 봐야지.
율, 고마워..
뭐가?
같이 세상을 산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고 고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