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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1 yoolyool 웃지마라 이관우

웃지마라 이관우

축구이야기 2007/10/11 14:59 yoolyool

자. 이제 한경기 남았다.
2007 K리그의 향방을 결정지을 최종라운드에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6팀이 가려진다.

더욱이 5위 서울부터 9위 대전까지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느냐 못하느냐의 절체절명의 라운드이기도 하다.

나는 FC서울의 팬이지만
이번 마지막 라운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기로
퍼플아레나 (대전홈)에서 열릴 수원과 대전의 경기를 꼽고 있다.

이번 경기는 여러모로 운명의 장난 같은 얽히고 섥힌 대결이 있는데..
첫째는 감독간의 대결이요, 둘째는 선수와의 대결이다.

현재 수원의 감독인 차범근 감독은
여러차레 김호 감독 (現 대전시티즌 감독)의 뒤를 이어 가고 있다.

전북현대의 경우도 그랬고 (김호감독이 국대감독으로 옮기면서 차감독이
처음으로 K리그 감독으로 국내 리그에 데뷔)

국가대표감독 역시 그랬다. (김호 감독이 국대 감독에서 물러나 수원삼성
창단감독으로 옮기면서 곧 차 감독이 국대감독으로 선출되고 악몽의
네덜란드 5-0 참패 기록..ㅠㅠ)

수원삼성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던 김호감독 (그랑블루-수원삼성서포터즈-들은
김호 감독을 "수원의 아버지"라 일컫는다.)은 소기의 성과를 이루고
야인으로 되돌가 가면서 그 뒤를 차 감독이 다시 잇게 된다.

여하튼 이번에 김감독과 차감독은 묘한 인연으로 서로에게 승부수를 던지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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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뭐 개인적으로 그것 보다도
나의 시선은 수원의 대표선수였던 고종수가 대전의 유니폼을 입고, 대전의 아이콘이었던
이관우가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이 더 흥미롭다.

그 중에서 특히
이관우의 그것이 내 관심사인데..

몇 해전
계룡건설의 스폰서 쉽이 후원사의 부도와 함께 지원이 끊기면서
구단 존립 자체가 불투명했었지만
대전 시민들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으로 시민들이 1주, 1주를 사 모으면서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대전시티즌..

연습구장이 없어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도
마음까지 가난하지는 않다며 가족같은 구단 분위기가 좋다던 선수들

이 대전이란 구단은 팬들이나 선수들이나 참으로 눈물이 많다.
그 만큼 K리그 어떤 구단에 비해서도 감동이 많은 구단이라는 뜻이다.

그 훈훈한 이야기의 전면에는 구단의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구단을 이끌어 가던 프랜차이즈 스타 둘이 있었다.

바로 이관우 (수원삼성)와 김은중 (FC서울)이다.
출중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로 뽑히지 않는게 정말 이상했던
이 두 선수는 대전이라는 팀의 대표이자
바로 팀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만큼 대전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이 있었고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프로선수라는 것은 그것이 운동 그 이상의 것..바로 직업이기 때문에
어떠한 부분에 있어서 (사실 굳이 돈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많은 뛰어난 선수들이
좋은 팀을 이적을 하는 것은 축구선수로서 "우승" 이라는 영예를 갖고 싶은 것이지
단순히 돈을 더 준다고 옮기는 것만은 아니다..라고 확신한다.)
한번쯤은 겪고 지나가야 하는 일이다.

이관우가 대전을 떠난다는 이야기가 들렸을때
이관우가 남기를 바랬던 대전의 팬들은
그들의 구장..퍼플아레나에서 꽉 들어차
모두 이관우의 등번호인 8을 들어 올리며
떠나지 말라고 외쳐대며 눈물지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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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건, 프로의 세계는 그렇다.
맨유의 라이언 긱스가 맨유의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끝까지 맨유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은
맨유가 우승할 수 있는 충분한 저력이 있는 팀이고
희망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언 긱스는 맨유의 살아있는 전설로
영원한 맨유의 선수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관우에게 지금에 와서야 바라는 점이 있다면
1위 수성을 노리는 수원과 9위로 6강에 들어가야만 하는 대전의 입장으로
그것도 퍼플아레나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친정을 상대로 싸우게 되는 이번 라운드에서
이관우는 대전을 존중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든 직접 골을 넣든 간에
승리의 기쁨에 환호하거나
미친듯이 세리머니를 하는 것은
나 개인적으로는 안 보고 싶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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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바티스투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마라도나를 잇는 아르헨티나의 영웅이라도 칭송받는
바티스투나는 아르헨티나 리그를 거쳐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연고로 하고 있는 중위권 팀인
"피오렌티나"로 1991년 이적, 2000년 AS로마로 이적하기까지
총 9시즌을 "피오렌티나의 신"으로 군림했다.
그의 기관총 세레모니는 월드컵등에서 많은 선수들이 따라할 만큼
열정적이고 화려했다.

2000년 그 역시 팀 사정과 우승에 대한 욕심으로 AS 로마로 이적을 단행한다.
많은 피오렌티나의 팬들은 그들의 아이콘을 잃은 실망감에
그를 욕하기도 원망하기도 했지만 정작 바티스투타는
그의 친정팀에 대한 의리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이적 직후인 00/01시즌 그의 친정팀인 피오렌티나를 상대로 피오렌티나의 홈에서
원정경기가 열리기 직전 그는 인터뷰에서..차라리 부상이라도 당해서
피오렌티나와의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결국 경기에 나선 바티스투타는 0-0으로 비기고 있던 후반,
그의 장기인 벼락과도 같은 중거리 슛으로 피오렌티나의 골망을 흔든다.

평소와 같았으면 또한번 기관총을 쏴대며 경기장을 질주할 그였지만
골을 넣은 그는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걸어간다.

로마의 선수들이 하나씩 그에게 달려와 그를 감싸안는 장면이 티비에 잡히고
얼떨결에 올라간 그의 얼굴은 굵은 눈물이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피오렌티나의 경기장에는 아이러니 하게도 자신의 팀에 골을 넣은
상대편 선수 바티스투타의 이름이 연호되고 팬들도 선수도 함께 울고 있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다.

심지어 골을 먹은 피오렌티나의 골키퍼가 바티스투타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위로인지 축하인지모를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이기고 싶었지만
피오렌티나가 패하는것도 원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이같은 복잡한 심정이 나를 괴롭혔다.
승리해서 기쁘긴하지만, 피오렌티나를 무너뜨린 장본인이 나라는 사실에
너무 가슴이 아플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동영상을 보고 나또한 눈물을 안 흘릴 수 없었다.

스포츠란 단지 경쟁과 승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살아있는 드라마가 스포츠에 더욱 흥분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최근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포르투칼 리스본에서 열린
잉글랜드의 맨체스터유나이트와 포르투칼의 스포르팅리스본과의 경기에서
멋진 다이비이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은 크리스타아누 호날두는
골을 넣은 직후 세리모니를 하지 않았다.

단지 매우 미안한 표정으로 이를 악다문체 두 손을 모아 관중들에게 사죄를 구하는
제스춰를 취했을 뿐이다.

스포르팅 리스본은
호날두가 축구를 처음 시작했고 그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스타선수로 클 수 있도록
그를 키워줬던 팀이기 때문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관우가 좋기도 하고 좀 안타깝기도 하다.
불운의 천재라고 불리는 그의 닉네임 처럼
그가 가진 실력에 비해 국가 대표로서, 아니면 해외에서도
그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채 국내에서 늙어가고 있는 그가
참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매 경기 목숨을 바치듯 열심히 임하는 대전시티즌과 그들의 구장 퍼플아레나에서만큼은
팬들이 팀이 그에게 줬던 사랑만큼 그가 진중한 모습으로 대전팬들을 대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고종수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그는 수원에 있으면서 김호 감독의 애제자로
화려한 초년기 시절을 보냈다.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초반 수원의 고-데-로 라인 이라는 가공할만한 공격라인을 이끌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그는
그의 오버된 자부심때문인지는 몰라도
지난 몇년간 혹독하다 못해 축구선수로서는 참담한 지경까지 이르렀고
이렇게 저렇게 여러 팀에서 방출되다 못해
마지막 보루로써 대전에 입단하게 되었다.
때마침 부임한 옛 스승 김호 감독의 신뢰로 요즘 점차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엄청난 쇼크를 주는 뉴스를 접했다.

극비였던 그의 연봉이 언론에 노출된 것이다.

연봉 "2400만원...."
아놔..나랑 똑같잖아...-_-;;;;;;;

기사의 제목이 참으로 사람을 울린다..
"고종수 마지막 자존심마저 짖밟히다..."

한때 국내 축구를 호령했던 그가
케이리그 최저 연봉( 2000만원 )에서 고작 400만원을 더 받는
초 신인급의 선수정도로 대우를 받다니...

그래도
그가 부활하겠다며 어눌한 말솜씨지만 제법 어른스런 말투로
열심히 하겠다. 팀이 잘해서 얻은 결과다 라며 이야기 할때는
예전과 달리 정말 성숙해지고 연륜이 쌓인 그가 참으로 보기가 좋다.
정말 가슴속에서부터 짠한 마음이 들고
그가 화이팅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게다가
이번은 그의 친정팀 수원 아닌가..
그가 일본으로 임대갔다 오는 과정에서
상당수의 수원팬들이 그를 떠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결국 그 즈음부터 시작된 그의 불운은
친정이었던 수원에서 그를 팽개치면서 시작되었다.

고종수의 입장에선 그를 버린 차범근과 수원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
그의 불운의 시작을 제공했던 그들에게
한달에 2백만원을 벌고 있지만
두 눈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렇게 고종수가 부활했으면 좋겠다.

여러모로
이번 마지막 라운드는
참으로 오묘한 인연의 사슬이 얽혀 있어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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