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의 은퇴식

축구이야기 2007/08/23 14:46 yooly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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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 아내와 함께 올림픽대표팀의 경기를 보러 상암벌을 찾았다.
아시안 컵 이후로 대표팀의 골 가뭄을 해결한 멋진 승리이자, 특히나 내가 무척 좋아하는 대구의 이근호 선수가 역전 쐐기 골을 넣은 경기라 더더욱 즐거웠던 경기였다.

답답하고 어이없이 자책골을 내주었던 한심한 전반전 (김진규 선수에겐 미안하지만)이 지나고 하프타임이 되어 새 맥주를 사오려던 무렵...

아....

운동장 한 쪽으로 단상이 차려지고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프타임에는 우리의 영원한 날쌘돌이 서정원 선수의 은퇴식이 있겠습니다."

에...???
서정원 선수의 은퇴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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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미국월드컵..몇십년만에 찾아왔다는 강력한 폭염이 휩쓸던 내 재수때, 고등학생이던 동생과 수박먹으면서 보던 그 열광의 스페인전...그 스페인전...

그 때 나와 동생의 우상은 적토마 고정운과 날쌘돌이 서정원이었다.

그라운드에 투입되면 언제나 마음이 놓였고 그..그 스페인전 (물론 2:2로 비기기는 했으나 당시에도 무적함대라 불리며 세계 5강 안에 든다던 스페인 축구 아닌가..)에서 통렬한 동점골을 넣은 그 서정원에 대한 애정을 각별했다. 축구 중계가 끝나면 동생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정원과 고정운의 스피드, 침투에 대해서 떠들어 댔으니...

유럽무대로 간다는 이야기를 잠시 들었다가 어느덧 수원삼성에서 뛰던 그를 보면서 신문에서 안양와 수원의 서정원을 둘러싼 법정분쟁 기사를 읽으며 (비하인드 스토리는 모른채 표면적인 기사거리에만 열중되어)잠시 실망하기도 했고, 시간을 또 흐르고 그가 다시 유럽으로 가고 한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되고 히딩크가, 박지성이, 안정환이, 설기현이 있는 새로운 세대가 오고 그의 이야기는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수원의 빅버드에서 수만의 팬들이 그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며, "Seo, 수원의 푸른별. 영원히 빛나리라" 문구가 적힌 플랭카드와 그의 등번호 14번을 들어 보이며 그의 k리그 은퇴식을 갖으면서 그가 눈물 짓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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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에게 열광하던 그 시절 재수생이었던 나는 벌써 서른하고도 세살이 되었고 그의 나이는 38, 세 아들의 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이번에는 국가대표의 은퇴식을 갖게 된 것이었다.
운동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상암에 있는 모든 팬들은 기립해서 큰소리로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었다.

운동장에는 안드레아 보첼리 & 사라브라이트만의 "time to say goodbye"가 나왔다.


창피하지만..일어서서 열광하던 나는 누군지 몰라 하는 아내에게 서정원선수를 설명하다가 목이 메었다....ㅠㅠ


전광판에는 그의 플레이를 기념하는 영상이 흘러나오고 ... 이젠 선수로 불리울 수 없는 "서정원 선수"가 천천히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전광판에서 보여주던 그의 플레이 동영상 장면>




*은퇴를 선언한 서정원 선수의 인터뷰
http://blog.naver.com/raperhs?redirect= ··· 4104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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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눌 2007/08/23 17: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왜.. 아들셋의 아빠 라는게 부럽지??
    나도 아들셋 낳고파요